인도에 교환학생을 온 지 열흘이 넘게 지났다.

그동안 가본 곳이라고는 학교에서 제일 가까운 솔란 시내가 전부였다.
원래 이번주말에는 찬디가르를 가려고 하였지만 같이 동행을 한 인도친구가 뭔가 찬디가르를 꺼려하는거 같아서 계획을 변경하여 찬디가르가 아닌 심라로 향하였다.

심라까지 가는 동안 3명의 사내가 창문 밖으로 자신의 아침식사를 다시 배출했다..... 




 인도 버스, 특히 히마찰 프라데시주는 거의 산 속에 있는 듯하여 다른 지역보다도 버스가 더 위험하고 많이 흔들리고 멀미를 유발하는 듯 하다.


나는 웬만하면 멀미를 잘 안하는데 심라가는 길은 정말 나조차도 멀미를 하게끔 만들었고 같이 간 친구 또한 멀미로 고생하였다.


학교에서부터 솔란까지 40분정도 걸렸고 다시 솔란에서부터 1시간 30분이 지나 우리는 심라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미리 심라에 대해서 조금 찾아본 바로는 심라는 옛날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 인도의 살인적인 더위에 심라를 인도의 여름 수도로 삼았었다고 한다.

심라에 있는 Post office




그만큼 지금도 휴양지로 유명하고 간혹 신혼여행도 온다고들 하더라.
또한 인도에는 소, 개가 길거리에 정말 많지만 원숭이 또한 만만치않게 길거리 어디서든 볼 수 있었다.
특히 심라에는 원숭이 신을 섬기는 곳인 Jakhu사원이 있어서 둘째 날에 가려고 했지만 같이 간 인도친구의 신발이 찢어진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인도는 힌두교의 영향으로 내가 만나본 거의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였기 때문에 인도에 와서 제대로 된 고기를 먹기가 힘들다. 특히 학교에서는 더욱...



그런 우리(나의 친구 2명)은 시내에 나가는 날이면 무조건 패스트푸드점(ex 도미노, 맥도날드 등)을 찾곤 하였다.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가게들은 veg/non-veg로 음식을 나눠서 판매하기에 우리같이 고기를 갈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당연히 고기를 원했던 우리는 심라에 KFC가 있다는 말을 듣고 점심은 다른 곳을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않고 그 곳으로 향했다.


나와 친구는 징거세트, 인도친구들은 채식세트...




도미노에서 치킨윙을 먹어본적이 있지만 이렇게 크리스피로 된 치킨은 인도에 와서 처음이였기에 한입 한입에 감사하며 식사를 마쳤다.
식사 후에는 딱히 계획도 없고 날씨도 좋아서 벤치에도 앉아있고 각자 사진도 찍으면서 놀기도 하였다. 확실히 심라는 히말라야 산맥을 끼고있는 고지대라고 하니 날씨도 선선하였고 놀러온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서 마치 한국에 있는 큰 대공원을 온 기분이였다.



심라의 중심지인 몰(mall) 한복판.




뭘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같이 동행한 인도친구 중 1명이 심라에 살고 있어서 우리는 그가 추천해주는 한 템플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가면서 사진도 찍고




Sanjauli 템플 입구



높고 높은 계단과 언덕, 그리고 동물원에서보다 많은 원숭이들을 거치고 드디어 Sanjauli 템플 입구에 도착하였다. 흥미로웠던 점은 심라에 대해 검색했을 때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곳은 티벳 수도승들이 머무는 곳이였으며 마주쳤을 때 한국인인줄 알고 적잖이 당황하였다.


사원에서 만난 귀여운 꼬마.





템플안에서도 올라가고 올라가서 신발을 벗고 더 올라가니 안에서 우리를 맞이해주는 이와 함께 얘기를 좀 하고 절도 하고 그가 나눠준 무언가를 받았다.


사원에서 나눠준 먹거리.
설탕과 이름모를 단 음식인데 버리면 안되고 나눠먹더라도 다 먹어야한다고 하더라.





여행의 묘미는 우리가 본 적 없고, 겪은 적 없고, 만나본 적 없는 것들을 마주할 때 더욱 가슴 깊이 새겨지는 것 같다. 마냥 평범했던 인도 생활에 이번 여행이 깊은 물 속 한 방울의 잉크가 돼서 전체의 성질을 바꾼 것 같다고 느꼈다. 


사원에서 나와서 깃발 같은게 쭉 엮여있는 곳에 잠시 머물러 사진을 기록하고 저기 먼 산까지 훑어본 뒤에 우리는 내려와서 다시 mall쪽으로 간 뒤 beer shop에 가서 kingfisher를 마시고 하루 머물 숙소를 찾으러 떠돌아 다녔다.


처음 접해본 킹피셔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생각보다 도수도 높았다.




인도 친구가 겨우 겨우 구해준 숙소를 향해 우리는 야밤에 택시를 타고 18km를 가야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산 속에서 뒷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중간에 내려서 타이어도 갈고 참 심라에서 여행 다운 여행을 경험한 듯 했다.

겨우 도착한 숙소는 미리 예약을 못한 탓에 당연히 좋지않았지만 어쩌겠는가....

히터도 없는 방에서 새벽에 추위에 잠을 깨가며 자고 다시 오전 중에 심라의 중심지로 갔다.



사진보다 훨씬 별로였다. 심지어 인도 친구2명은 바닥에 간이 침대를 깔고 잤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낮에 원래 원숭이 사원에 가려고 했지만 동행 한명의 신발 밑창이 찢어진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고 우리는 한 호텔의 식당에서 리소또와 파스타를 먹고 돌아갈 버스에 대비해서(=돌아가는 길에 리소또와 파스타를 다시 뿜지않기위해) 몰 광장에 앉아서 소화 좀 시키고 다시 솔란으로 출발하였다. 

자다가 많이 깨기도 하였고 오랜만에 여행이라 피곤했는지 4명 모두 잠들었고 덕분에 다행히(?) 별 탈없이 솔란으로 도착하여 학교까지 왔다.



이번 심라 여행을 계기로 여행에 대한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었고 싼 물가에 익숙해져 쌓이고 쌓이는 지출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 본 계기가 되었다.  

Posted by 홍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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